취미의 기록 5

연기 스피치 수업 - 세 번째

2024.12.15. 19:10 무렵, 너무 배고파서 저녁을 먹고 오는 바람에 (근데 막 엄청 죄송하지도 후회하지도 않아 진짜 정말 너무 맛있었다) 세 번째 레슨 시간을 조금 넘겨 연습실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늘 그렇듯 지난 레슨 시점부터 있었던 일에 대해 근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내겐 그 사람이 늘 그랬듯 나의 감정과 생각의 큰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었고, 뭐 본의 아니게 썸띵도 있었고, 그래서 그 얘기도 했고, 대학원도 됐다는 얘기도 하고... 그리고 선생님 얘기도 듣고 그랬다.그리고 내가 소개해준 친구도 레슨을 받으러 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는 수업 때 영상을 찍어 감정 연기를 했다며 그걸 나도 해보자고 하셨다.시작이 발성 연습이었는지 책읽기였는지 기억이 헷갈려서.. 일단 기억 나는대로 작..

연기 스피치 수업 - 두 번째

2024.11.10.(일) 18:35원래 6시 수업으로 잡았던 레슨인데, 내가 이전 일정인 학원 끝나는 시간을 잘못 알아서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35분 늦게 시작했다.너무 즐거운 시간이 되었을 텐데 아쉬워 죽겠다.일단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이날의 기록을 남겨보자.(며칠이 지나 기록을 남기려니 레슨 순서가 잘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있다)35분 늦게 도착하여 헐떡이며 숨을 고르는 내게 선생님께서 오늘 스트레칭은, 레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생략하고, 빠르게 진도를 나가보자고 하셨다.오늘은 거리감 있는 대화(써놓고 보니 이상하네)로 시작되었다. 선생님은 한쪽 구석에 앉은 나의 대각선 구석 쪽으로 의자를 가지고 가 앉으시면서 나의 근황을 물어보셨다.별거 없기도 있기도 한 근황을 스몰톡을 하고 나서 책을 읽..

가죽 공방의 기록 - 회상2

일을 그만두기 전까진 별다른 일 없으면 주마다 1회는 꼬박꼬박 공방을 갔다. 첫 작품인 카드지갑 다음으로는 처음에 공방을 찾아갔을 때부터 만들 생각이었던 여권 지갑을 시작했다. 여권지갑으로 쓰인 가죽은 베지터블 가죽(사실 아직도 정확한 명칭이나 종류 같은 건 잘 모른다)로, 가죽 제품 하면 생각나는 연한 갈색을 택했다. 도안을 뜨고 난 후 가죽을 자르고 꿰맬 준비를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지퍼가 들어가는 여권지갑이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타퍼가 달려있지 않은 지퍼를 마주하게 되었고, 내가 직접 지퍼를 만들어야 했다. (심지어 옷을 만들어 재봉할 때도 이미 만들어진 지퍼를 가져다 달았던 거 같은데!)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퍼를 만들었다. 지퍼를 만드는 과정은 낯설었지만 재밌었다. 니퍼로 지퍼길의 이빨을 ..

연기 스피치 수업 - 첫 번째

2024년 10월 23일 수요일. 바람이 꽤나 쌀랑해졌던 날로 기억한다. 연기 및 스피치 레슨을 배울 수 있는 소모임에 가입하여 레슨을 처음 시도해보기로 한 것은 1. 내가 나의 불안이나 다른 여타 감정들을 보다 성숙하게 조절하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서. 2. 또 어쨋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해서. 그래서 레슨을 잡고 처음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 시작 전 잠시 기다리는 동안에는 매우 설레고 긴장도 되어 다리까지 떨렸다. 수업을 받기로 한 연습실에선 누군가가 뮤지컬 연기를 지도받으며 연습하는 것 같았다. 신기하고 흥미롭고 기대됐다. 그리고 처음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게 되었다. 체격이 좋고 교양있으신 훤칠하신 분이셨다. 어떻게 오게 되었는..

가죽 공방의 기록 - 휴식 & 회상 1

2024년 10월 30일 수요일.나는 그동안 다니던 가죽 공방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이전 직장에서 계약이 만료되고 잠시 쉬다가 취업 준비를 하는데 예상 외로 난항을 겪으니 불안감이 커지면서 가죽과 재단과 바늘길과 바늘구멍, 바느질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무 즐겁던 활동에 집중을 하는 것도 어려웠고,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고 실수가 잦아지니 마음이 붕 뜨는 기분이었다. 이대로는 나에게도 가죽에게도(!), 공방 선생님께도 무언가 제대로 된 상황이 아닌것 같아서 나는 선생님께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휴식을 택했다.선생님께서는 언제든 들르라는 초대와 함께 불안한 나를 도닥이는 진심어린 응원을 해주셨다.블로그 작심삼일 시작한 김에 뭐라도 써봐야지 싶어서 쓰기 시작하게 됐는데, 추억에 젖어드는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