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의 기록/가죽 공예 2

가죽 공방의 기록 - 회상2

일을 그만두기 전까진 별다른 일 없으면 주마다 1회는 꼬박꼬박 공방을 갔다. 첫 작품인 카드지갑 다음으로는 처음에 공방을 찾아갔을 때부터 만들 생각이었던 여권 지갑을 시작했다. 여권지갑으로 쓰인 가죽은 베지터블 가죽(사실 아직도 정확한 명칭이나 종류 같은 건 잘 모른다)로, 가죽 제품 하면 생각나는 연한 갈색을 택했다. 도안을 뜨고 난 후 가죽을 자르고 꿰맬 준비를 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지퍼가 들어가는 여권지갑이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타퍼가 달려있지 않은 지퍼를 마주하게 되었고, 내가 직접 지퍼를 만들어야 했다. (심지어 옷을 만들어 재봉할 때도 이미 만들어진 지퍼를 가져다 달았던 거 같은데!)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퍼를 만들었다. 지퍼를 만드는 과정은 낯설었지만 재밌었다. 니퍼로 지퍼길의 이빨을 ..

가죽 공방의 기록 - 휴식 & 회상 1

2024년 10월 30일 수요일.나는 그동안 다니던 가죽 공방을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이전 직장에서 계약이 만료되고 잠시 쉬다가 취업 준비를 하는데 예상 외로 난항을 겪으니 불안감이 커지면서 가죽과 재단과 바늘길과 바늘구멍, 바느질에 온전히 집중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너무 즐겁던 활동에 집중을 하는 것도 어려웠고,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고 실수가 잦아지니 마음이 붕 뜨는 기분이었다. 이대로는 나에게도 가죽에게도(!), 공방 선생님께도 무언가 제대로 된 상황이 아닌것 같아서 나는 선생님께 모든 것을 말씀드리고 휴식을 택했다.선생님께서는 언제든 들르라는 초대와 함께 불안한 나를 도닥이는 진심어린 응원을 해주셨다.블로그 작심삼일 시작한 김에 뭐라도 써봐야지 싶어서 쓰기 시작하게 됐는데, 추억에 젖어드는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