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5. 19:10 무렵,
너무 배고파서 저녁을 먹고 오는 바람에 (근데 막 엄청 죄송하지도 후회하지도 않아 진짜 정말 너무 맛있었다) 세 번째 레슨 시간을 조금 넘겨 연습실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늘 그렇듯 지난 레슨 시점부터 있었던 일에 대해 근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내겐 그 사람이 늘 그랬듯 나의 감정과 생각의 큰 부분들을 차지하고 있었고, 뭐 본의 아니게 썸띵도 있었고, 그래서 그 얘기도 했고, 대학원도 됐다는 얘기도 하고... 그리고 선생님 얘기도 듣고 그랬다.
그리고 내가 소개해준 친구도 레슨을 받으러 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 친구는 수업 때 영상을 찍어 감정 연기를 했다며 그걸 나도 해보자고 하셨다.
시작이 발성 연습이었는지 책읽기였는지 기억이 헷갈려서.. 일단 기억 나는대로 작성해보기로 한다..
처음은, 기억이 맞다면 오랜만의 발성 연습이었는데, 첫시간에 했던 것들이나 알려주셨던 것들이 다 기억나지는 않아서 대답을 잘 못했었다. 나는 과거 어느 시점부터 목소리에 컴플렉스가 있어서 주목받는 상황에서 소리를 낼때 목에 힘이 바짝 들어가는데, 그렇게 하면 목이 아플 것이다라는 말씀과 단전에 힘을 주는 느낌으로 소리를 길게 던진다고 생각하라는 지도에 약간은 내가 노래방에서 고음으로 악을 지를때의 발성을 되새기며 소리를 냈더니 아주 좋다고 하시면서 노래한다 생각하며 발성을 해보라고 지도해주셨다. 약간 어이없고 웃겼는데 재밌었다.
다음은 지난 번에도 했던 강연하듯 책읽기였다. 이번에도 어쩔 수 없이 유니티 책을 읽어야 했다. 지난번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선생님께 설명하듯 게임을 기획하는 단계를 읽었다. 저번보다 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아 그냥 자연스럽게 내용을 전달하면 되는 구나, 라고 느꼈었던 부분을 기억하며 더욱 더 내 마음대로 책의 내용을 전하되 어미나 문장은 편하게 마음 가는대로 읽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나는 선생님께 게임 기획을 설명해드리다가, 선생님이 내게 일어나서 한 40명 쯤 사람들이 앉아서 듣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며 진행하라고 지도하셔서 그걸 했다.
내가 지난 시간보다는, 실제로는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 있는 것처럼 시선 처리를 한 다는 느낌은 들었는데, 선생님 피드백에 의하면 강연장을 왔다갔다 걷는 폼이 더 편해보인다는 평도 있었다. 어쨋든 또 왕창 칭찬을 들었다, 히히.
다음으로 했던 것은 대본 읽기였다. 두 가지 대본을 읽었는데 첫 번째 대본은 "하 개빡치네"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상황의 감정선을 가진 장면이었고, 대본은 다음과 같다.
처음 읽을 때는 혀가 막 꼬였다. 특히 '제발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듣지 말라고' 이부분이 혀가 막 꼬불텅거리면서 꼬였는데, 이 부분에서 선생님이 내 마음대로 끊어읽어도 된다고 말하셨을 때 나는 자유로워진 기분으로 내가 읽고 싶은대로, "빡쳐 있는" 상태로 보다 또박또박 읽을 수 있었고, 게다가 감정선 너무 좋다고! 칭찬도 들었다 ㅎㅎㅎ
다음 대본도 바로 이어서 읽었다. 이번 대본에서는 핵심 문장, 핵심 단어에 대한 개념의 복습이 있었다. 그리고 읽은 대본은 다음과 같다.
대본 읽기는 "헤어진 연인에게, 토로하는 듯, 또 한편으론 비난하는" 기분으로 읽는 방향으로 감정선을 잡으라는 가이드를 받은 뒤 읽었다. 처음 읽을 때도 감정선이 나쁘지 않았는데 한 번 더 해보자고 하셨을 때, 나는 내 생각을 이야기 했다.
마음 같아서는 앞에 선생님 안 계신다 생각하고 확 몰입한대로 막 하고 싶은데,
선생님 계신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쑥스럽습니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선 흔쾌히
그래야 한다면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막 하세요. 그냥 되는대로 하세요. 그게 연기입니다.
라고 하셨다.
그래서 나는 내 멋대로 마음껏, 읽은 대본을 소리내어 내질렀다. 그리고 선생님께서는 당신이 울컥하시는 기분이었다고 할 정도로 감정선이 좋았다고 잔뜩 칭찬해주셨다.
나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머릿속에서 유명한 배우가 된 상상을 했던 거 같다.... ㅋㅋㅋㅋㅋㅋㅋ
김칫국 그만 마셔야 하는데!!!! 아니 그렇게 열심히 칭찬해주시면 제가!!! 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 진정하자. 연기는 어디까지나 취미, 는 나 재능있는거 같아,로 하자.
그리고 잠시 쉬는 시간 뒤에 나는 내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 편지를 촬영하게 되었다. 민낯으로 영상에 찍히는건 쑥스러워서 목폴라티에 얼굴을 숨기려고 했더니 마스크를 쓰고 찍어도 좋다고 하셔서 냉큼 마스크를 올렸다.
첫번째 영상 편지는 내가 나에게 할 말로, 그 내용은 현재 내가 겪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상황을 설명하고, 설명한 내용에 대해서 미래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보거나 다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차근차근 생각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카메라를 보고 말을 해야하는데 카메라를 제대로 못 보고 하는 것이 티가 났는지, 선생님께서 중간부터 개입하셔서 일대일로 질문을 하고 눈을 마주치거나 카메라를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ㅋㅋㅋㅋ
그리고 다음으로 찍은 영상의 주제는 미처 하지 못 한 말이었다. 나는 그사람, 땡땡이(ㅋㅋ)에게 미처하지 못 한 그말을 꺼냈다. 그리고 선생님은 정말 감정 표현이 너무 좋았다고 하시면서 울컥하는 감정, 아련함, 쑥스러움이 너무 있는 그대로 느껴지는 게 좋았다는 말씀과 그리고 나의 그런 사랑을 받는 그 사람이 아주 약간, 아주 잠깐 부럽게 느껴졌다는 이야기를 할정도라고 하셨다.(제가 이렇게나 투명하고 진심인 사람입니다 하하)
연달아 계속 받은 칭찬에 나는 그만 스타이즈본을 보면서 생각했던, '배우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의 행복회로를 태우며 선생님께 저도 연기 해볼까요?라고 물어봤었다. 선생님께서는 나같은 경우는 본업 있으면 얼마든지 시도해봐도 좋다고 하셨는데, 아직 마음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일단 지금 듣는 취성패 잘 들어서 취뽀하고 생각하기로 했다 ㅎㅎ
칭찬 받으니까 엄청 기분 좋더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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